[공부] 성장을 위한 여정

[도서] 최영근 <게임 기획자의 일> 리뷰

련잉엥용 2024. 4. 16. 23:16

<게임 기획자의 일> 리뷰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 정말 그 막연함을 해소해주는 책.

이 책의 저자는 최영근 작가님인데, 2004년부터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로 근무하신 분이다. 찾다보니 X(구 트위터) 쪽의 SNS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새로운 책을 준비 중이신 것 같아 기대가 된다. ( https://x.com/arges99  )아마 게임 기획과 관련해 출강도 하시는 모양.

총평을 하자면, 길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책. 제목을 '게임 기획자의 길...잡이'로 바꿔도 좋을 것만 같다.

이제 게임 기획을 해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들, 또는 게임 기획으로 발을 들였다가도 길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답을 주는 책.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이정표 같은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나는 지인에게 선물받아 재미있게 읽었는데, 나도 나중에 이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해주고 싶을 정도이다. 사실상 이 책을 시작으로 게임 기획 관련 도서를 찾아나서게 된 것 같기도 하고...

작고 짧은 책으로 보이지만 그 내실이 상당하다. 물론 게임 기획 직군에서 전 분야를 심도 있게 다루거나, 취준에 매우 밀접한 조언을 하기보다는 개괄적인 내용이 많지만, 초보가 실수하고, 오해하고, 자만하기 쉬운 포인트를 굉장히 잘 짚어낸 책이다. 사실 지망생이라면 몇 달마다 한번씩 읽어도 좋을 책일 것 같다. 그만큼 지망생이 간과하기 쉬운 포인트를 잘 짚어준다. 나도 다시 한번 리뷰를 위해 책을 훑어보며 "아 맞다..."하는 포인트가 있었다. 더군다나 나 같은 콘텐츠(설정) 기획 지망생들이라면 저자와 유사한 업무를 희망하는만큼 조언이 뼛속 깊이 다가올 것이다.

사실 재밌는 건, 나는 그 당시 이 책을 읽을 때만 해도 기획에 있어 내 강점이 될만한 세부 분야를 정하지 않은 상태였었다. 그래서 이 책을 볼 때만 해도 고민 중이었는데 작가님이 시나리오 기획의 환경에 대해 아주아주 현실적인 부분들을 쓰신 걸 읽은 뒤, 어려운 부분을 속속들이 깨닫고 "아... 이쪽은 하지 말아야 하나보다..." 하고 맘을 접기도 했다는 것. 하지만 지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시나리오의 매력에 푹 빠져 그쪽 길을 걷고 있다. 작가님, 제게 힘을 주세요...

가장 도움이 되었던 내용 몇 가지만 추려서 올려본다.

조금 더 길게 써보고 싶은데, 지금 난 시험기간이라 간단명료하게...

 

현업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들은 게임의 '서버'와 '클라이언트'가 기본적으로 담당하는 역할, 현재 내가 속한 프로젝트에서 게임 내 리소스가 출력되는 방식, 현재 프로젝트의 개발 빌드가 구현했거나 앞으로 구현할 수 있는 연출 관련 기능 등을 모두 인지하고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생각보다 당연하지 못한 부분. 나조차도 큰 규모가 아닌 인디게임을 만들 때에 전체 게임의 기획을 세세히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모든 부분을 시야에는 담고 있어야 내가 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를 알 수 있다. 프로그래머 중 누구에게 어떤 부탁을 해야 하는지, 어떤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지 정도는 당연히 필수로 알아야 하며, 언제 어떤 기획서를 참고해야 하는지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더 큰 단위의 프로젝트에서는 당연히 더 어렵겠지만, 이걸 배워야만 업계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포인트다. 정말 알고 있더라도 다시 한번 염두에 둬야만 한다. 그래서도 더더욱 게임 기획자는 자신이 만드는 게임을 사랑해야만 하는 것 같다. 그래야만 속속들이 알게 되므로...

 


주니어가 자신의 기획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은 보통 다음 중 하나입니다.

1. 어떤 부분이 재밌는 건데요?
2. 그게 전체 게임 플레이에서 어떤 역할(효과)을 하나요?
3. (기획 방향에 대한 피드백을 주며) 이렇게 하는 게 더 낫지 않아요?
4. (보통 주니어가 빼먹고 기술하지 않은) 이런저런 예외 사항들은 어떻게 처리할 거예요?

가장 중요한 대목 중 하나. 이걸 보며 느낀 건, 나의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때에도 무조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 특히 이 뒤편에는 각각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알려주기도 하는데, 아직 나는 그 수준은 아니므로 (=아직 저 말을 듣는 신입은 아니므로) 위 사항을 꼼꼼히 고려해서 포폴을 준비하면 조금 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원래도 기획서를 쓸 때엔 언제나 "왜?"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항상 강조되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도 1번과 2번에 반드시 엄청난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런 부분은 아마 기획 스터디나 과외, 학원에서는 자연스럽게 체득되는 부분일 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실제로 질문을 던져줄 질문자가 존재하니까. 하지만 나의 경우 아직 독학으로 승부해보는 중이라 이에 대해 다소 불리한 상황이므로 보다 꼼꼼히 생각해야만 할 것이다.

 

게임 기획자에게 도구는 다다익선입니다. 오피스 외에 다룰 수 있는 도구는 많을수록 좋습니다. 비록 취업 과정에서 필수이거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취업 후에 본격적으로 개발을 하다보면 능력을 써먹을 수 있는 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앞서 언급했던 포토샵과 프리미어 등도 포함됩니다). 도구들이 자기 커리어의 발전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날개가 되어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책을 읽을 시기의 나는 한창 아트 직군을 생각하다가 막 기획 직군으로 눈을 돌리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 문장을 읽고 늦은 건 아닐까 하고 주눅들어 있던 나의 어깨가 펴졌다. 아트와 기획은 서로 겹치는 분야가 거의 전무하다고 생각해서 지금껏 쌓아온 실력도 아깝기도 하고, 기획에서의 길도 험난하게만 느껴졌는데 이렇게 되니 안심이었다.

특히 이건 이후로도 게임 개발을 계속하면서 여실히 느끼게 되었다. 가령 기획서나 문서로, 텍스트로 전달하기 어려운 부분은 야매로나마 그림을 그려서 전달하기도 하고, 급할 땐 직접 아트 리소스를 간단히 제작/수정하기도 하며, 특히 아트와 소통할 때에는 어느 툴의 어떤 기능을 사용하라는 세세한 지시를 내릴 수 있기 때문. 여러모로 올라운더의 힘으로 팀을 지탱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 현업에서도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짧지만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