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덕질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

[게임] <명조: 워더링 웨이브> 후기+분석: 애송이, 더 커서 와라

련잉엥용 2024. 5. 30. 20:22

스포일러 있을 수도 있음! 근데 스토리가 하도 난해해서 나도 잘 모르겠음!

 

0. 들어가며

쿠로게임즈의 원신라이크 신작,  <명조: 워더링 웨이브>를 약 일주일 간 플레이해본 후기 및 분석.

처음엔 사전예약 소식을 듣고 같이 하자고 게임 동아리 내 지인을 불러모았다. 그때 지인들은 대부분 "아 너무 중국풍이라서 난 별로..." 하며 반응했는데, 그 사람들 지금 다 나보다 레벨이 높다... 이걸 보고 그렇게 재밌냐며 플레이하는 사람들도 몇몇 있었을 정도. 그렇지만 분명히 호불호가 갈리는 게임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반응만 본다면 그래도 최소한 찍먹은 기꺼이 해보라며 권유하는 게임.

한 줄 평을 하자면... 잠재성 있는 게임. 조금 더 다듬어졌을 땐 더더욱 매력적인 게임이 될 법하다.

사실 개인적으론 재미가 없다고 느꼈다. 하지만 그 "재미 없음"이 따끈따끈한 라이브  신작 특유의 거침에서 비롯된 것인만큼, 잘만 운영한다면 분명 몇 년 뒤에 다시 복귀했을 때엔 오, 이거 이렇게 재밌었나? 라고 전복시켜 유저를 더 잘 끌어당길 수 있을 거라 본다.

특히 내가 가장 흥미를 느끼고, 진로로 희망하기도 하는 게임 시나리오에서도 분명 재밌는 포인트가 많은데 잘 살리지 못한 부분이 많이 보인만큼 오히려 더 기대가 된달까? 그런 고로 "못했다!"가 아니라 "아쉽다!"에 가까운 재미 없음이었다.

그러므로 요약하자면 제목처럼 "애송이, 더 커서 와라" 인 거다. 지금은 조금 플레이하다 말 거란 예감이 강하게 들지만, 꾸준히 업데이트가 지속되고, 나아중에 내 취향의 캐릭터가 나왔을 때 한번쯤 복귀하면 진하게 얽힐 것 같다.

일단 지금 나온 남캐들도 대부분 맘에 들어서 좋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컬러파레트도 내 취향의 무채색이나 탁색 계열이 많아서 더더 좋다. 지금 원신에 있는 취향 남캐보다 명조에 내 취향 남캐가 훨씬 많다. 그래도 나중엔 조금 더 북부대공st 남캐 많이많이 내줘.

그럼 이제 자세한 평을 들여다보기 전에, 기준점에 대한 소소한 정보.

 


 

1. 평의 기준점

1-A) 플레이어 정보

우선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는 정보. 난 모바일로만 플레이를 했다.

이전부터 원신도 모바일로만 해왔다. 내가 원신라이크에 관심을 들이게 된 것도 결국은 PC/모바일 크로스플랫폼이기 때문이다. PC만 지원했다면 시작하기 어려워했을 것이다. 나는 컴퓨터 게임을 하는 걸 굉장히 거대한 하나의 일정이고 할 일로 느끼는 사람이다. PC 게임은 켜는 것까지도 많은 결심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집 앞 체육관 가는 게 그렇게 많은 결심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난 게임 플레이어층으로 따지면 라이트 유저인 편이고, 쉴 땐 누워서 쉬고 싶다... 고로 모바일로도 할 수 있는 게임, 접근성 높은 게임을 좋아한다.

또 위에도 써놓았듯  난 아무래도 액션보다는 스토리와 시나리오에 집중해서 플레이하며, 스토리나 퀘스트가 좋으면 액션이 아무리 구려도 어느 정도 잔존하곤 한다. 그래픽과 비주얼도 꽤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그게 취향이면 잔존률이 더 높아진다. 최애를 잡았을 때도 그러한데, 북부대공st 남캐를 좋아하고, 여캐도 고급스럽게 생긴 미인상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 캐릭터가 있다면 또 더 높아지고. 그냥오타쿠란소리를

예뿌당

 

1-B) '대중'의 평

나 이외 여타 대중의 평은 24.05.29. 기준으로 나무위키나 유튜브, 또는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며 슥슥 훑어보며 대충 그런 편이구나~ 라는 느낌만 참고했다. 내가 보는 게 모든 대중의 의견이 아니니 당연히 부정확할 수 있다. 세세한 포인트는 공감하는 것도 있고 공감하지 못하는 것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대부분은 비슷했던 것 같다.

특히 액션과 관련한 평들은 내가 원체 모바일로만 플레이하기도 하고, 조작감이 기본 이상만 하면 역치나 호불호 없이 그런갑다... 하고 받아들이기도 하고, 이에 대해 나보다 전문성 있게 다룬 유튜버들도 워낙 많다보니 자세히 파고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쪽은 아직 내 전문 분야가 아니다. 아직... 더 열심히 공부해야지.

 


 

2. 전체 평가:

원신의 퀄리티를 기대하고 해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준이지만, 원신을 대체할만한 필요성은 아직까지 모르겠다.
하지만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잘만 성장하면 제 2의 원신을 넘어서 제 1의 명조도 가능할...지도?

 

2-A. 스토리텔링:

나는 아무래도 게임 시나리오 기획 지망생인만큼 이쪽에 할 말이 제일 많아서 이쪽을 먼저 건드려보겠다. 명조에서도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부분이기도 하고, 그만큼 가장 발전 포텐셜이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스토리가 심오하다. 그건 좋은데... 스토리가 날 왕따시킨다.

명조의 주인공은 '방랑자'보다 '이방인'이란 호칭이 훨씬 잘 어울린다. 나 혼자 이 세계에서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래야 지울 수가 없다. 몰입이 되지 않는다. 나 혼자 모르는 이야기를 자기들 말로 설명을 해주려고 하는데, 그게 집중이 안된다. 이 부분은 많은 플레이어들이 지적한 문제인만큼 더 강조할 필요는 없을 듯 하지만,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지나치게 방대하고 심오한 세계관을 초반부터 사건이 아닌 말로만 설명하려 하니 생긴 문제라고 생각한다.

네? 아니... 네? 그러니까... 네?

내가 이전에 읽은 게임 시나리오 기획 관련 도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한다. 기억나는대로 쓰는 것이라 정확한 문구는 아니겠지만, 논조는 동일할 것이다.

게임의 스토리텔링은 '스토리'에 방점이 찍히지 않고 '텔링'에 방점이 찍힌다.
게임은 무조건 사건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며, 내가 주인공이라는 착각에 빠질만큼 스토리에 몰입시켜야 한다.
특히 MMORPG와 같이 타 플레이어가 있는 경우이거나, 오픈월드형이기 때문에 선형적이지 않은 스토리 구조를 가지며, 라이브 서비스를 하는만큼 완결을 내기 어려운 게임 장르에는 더더욱, 그러한 몰입을 해치지 않도록 내가 이 세계의 단일한 주인공이며, 나만이 이 세계의 구원자와 같은 존재라고 느낄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해당 시나리오의 성공 포인트라고 봐도 무방하다.
게임에서 수많은 NPC를 돕고, 그 분류가 여러 이름의 퀘스트로 나뉘어있는 와중, 모든 퀘스트를 '주인공'스러운 퀘스트로 만드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NPC와의 퀘스트에서 그를 돕는 데 대해 그래야만 하는 이유, 당연히 돕고 싶어지는 당위성을 느낄 수 있게끔 하여, 내가 이 세계의 조력자가 아닌 주인공이라는 것을 여실히 느끼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명조는... 이 모든 내용에 실패했다고 본다.

명조의 세계관은 분명 독특하며, 매력적이다. 하지만 나는 이에 전혀 몰입하지 못했다. 나는 이 세계의 주인공이 아니라 조력자로 활동한다.

3D 센싱 카메라의 튜토리얼 퀘스트만 봐도 그렇다. 어떤 할아버지가 지붕 위에 올라갔다길래 가서 왜 그러고 있냐 물어보니 자기가 기자랜다. 사진을 찍어달랜다. 찍어줬다. 그랬더니 거기에 얽힌 자기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더니 어디론가 오라고 한다. 갔다. 또 사진을 찍어달랜다. 찍어줬다. 그렇게 반복하다 끝이다. 나는 끝까지 내가 왜 이런 일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대사 스킵도 안되는데 내가 이 이야기를 들어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무슨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왜 하라는대로 해야하는 건지 전혀 알 수 없는 스토리였다. 로컬라이징이나 번역 상의 문제로 보이지는 않았다. 모든 퀘스트가 그랬으니까.

진짜 세상에서 제일 어이없는 스토리 전개 연출 "그렇게 됐다"
차라리 연출로는 이게 훨씬 낫다...ㅜㅜ

내가 겪은 모든 사이드 퀘스트는 그냥 따라오라면 따라가고, 무언가를 하라면 한다. 그냥 까라면 까는 주인공. 하면서도 자꾸만 "왜 내가 이걸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메인 퀘스트야 그나마 금희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과정이라고는 하지만, 그마저도 '망고스틴 그거 뭐 어쩌라고...' 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생각해도 중국어에서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그냥 스토리 자체가 매우 거칠게 날 끌고 간다.

금희의 수수께끼들을 풀어나가는 과정도 그렇다. 애초에 왜 이걸 풀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푸는 과정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중국의 정서에는 이해가 잘 되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내 딴에는 굳이 어렵게 만든 방탈출 문제처럼 어거지로 느껴졌다. 만약 이게 수수께끼가 메인인 게임이었다면 평점이 매우 낮았을 것이다. 구질구질하고, 끼워맞추기 식이다. 정말 망고스틴이 뭐고, 미시가 뭐고, 해시계는 뭐고, 스토리를 느끼는 게 아니라 읽어야만 한다. 읽다가 지친다.

그리고 텍스트가 너무 안 읽힌다

특히 능양의 캐릭터 스토리 퀘스트는 가히 최악이라고 느껴졌다. 보통 이런 캐릭터 스토리 퀘스트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게끔 하고, 직접 조작을 해보며 뽑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나는 해당 퀘스트를 진행하며 능양에 대해 불호의 감정이 커져만 갔다. 퀘스트를 진행하며 자꾸만 "알겠는데 걍 너 혼자 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놈의 딸랑딸랑 야수가 뭔데.

무책임하게 세 개의 공연 의뢰를 받아놓고, 각각을 못한다고도 하지 않고 멋대로 세 공연을 하나로 합쳐버린다. 신청한 이들에게 합쳐서 할테니까 아무튼 오세요! 라며 통보하질 않나, 그렇게 하루만에 합쳐버린 공연 준비만 해도 촉박할 것 같은데 갑자기 패시의 트라우마를 파헤치겠다며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구역으로 간단다. 너 임마 공연이 장난이야? 내가 패시를 도와 목숨이 걸린 일을 헤쳐나가는 것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며 밥 한 끼로 퉁치질 않나. 시종일관 뭔가 자기는 그냥 사자춤 공연단이 아니고 사실은 야수인 척 신비스러운 척 하는데 모르겠고 난 집에 가고 싶어진다.

결론적으로 능양의 스토리는 그의 야수적인 면모를 강조하려 한 것 같은데, 그보다는 철부지 어린애 같은 모습만이 강조되었다. 심지어는 그 신비롭게 굴던 '야수'도 본인 자체를 이야기하는 것인줄 알았더만... 그냥 그 야수의 후예란다. 원조 야수의 이름도 굳이 굳이 이야기해주는데 정말 어쩌라고 싶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 혼자 감동 받고 혼자 여운을 남긴다.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방식이 거칠고, 불친절하다. 여기에 (05/29 기준으로는) 대사 스킵도 안되니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그나마 능양 자체의 컨셉이 매우 잘 뽑히기도 했고, 액션이 귀엽고 타격감 넘치고 재미있어서 망정이지...

한 마디로, 모든 스토리가 "그게 뭔데 🚢🦆아"다.

이거 영어로 번역되었을 때 어떻게 될지 진짜 궁금하다

명조의 스토리는 플레이어를 외롭게 한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 매력적인 세계관이 너무 방대하다보니 섣불리 손대기가 어렵고, 교양 수업을 듣는 마냥 공부해야만 한다.

이게 그나마 CBT때보다 나아진 거라고는 하는데 그럼에도 고유명사가 너무 많고, 공명이고, 이명이고, 비명이고, 그냥 내가 비명을 지르고 싶어진다. 다들 어디쯤에서 스토리 이해를 포기했는지는 몰라도, 나는 초장부터 지쳤던 것 같다. 이젠 전부 대충 읽고 스킵 중이다.

한편으론 나의 작업물에 대해서도 돌이켜보게 되었다. 이따금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클라이언트 측에서 "내용이 너무 무거워요. 루즈해지는 부분은 전부 쳐내주세요."라는 피드백을 받는데, 이게 그런 의미에서 나왔다는 걸 어렴풋이 알기는 했다만... 그래도 그 파급력이 꽤나 크다는 걸 뼛속 깊이 느꼈다. 스토리가 지나치게 무거워지면 플레이가 지치는구나.

이와 관련해 함께 명조를 플레이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러던 중에 나온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왜 반대로 원신은 비슷한 설정인데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던 것일까? 원신도 이방인 주인공을 주제로 하는데 조금 더 스토리를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물론 근본적인 차이는 스토리의 전개, 즉 스토리'텔링'에서 사건을 매우 강하게 사용했고 고유명사를 많이 줄였다는 것이겠다. 그거야 위의 내용으로 설명되니 넘어가고... 그 외에 또 재미있었던 시각은 다음이었다.

원신엔 '페이몬'이 있어서 그런 이질감이 훨씬 덜하다는 것. 페이몬도 나와 같은 이방인, 같은 외계 존재이기 때문에 함께 이런저런 걸 알아가거나, 페이몬이 내게 정보를 알려주기도 하면서 세계를 탐험해나가는 것이 외롭지 않다. 퀘스트를 함께 풀어나갈 때 페이몬은 예상치 못한 엉뚱한 대사를 말하거나, 의견/정보를 제하면서 파티를 맺어 플레이하는 느낌으로 스토리를 가볍게 "그런 거지 뭐~" 하며 즐길 수 있는 반면, 명조에서는 그런 것 없이 진지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걸 도와야 하는 나는 그 세계에서 완전히 동떨어진 단일의 존재이기 때문에 편하게 즐기지도 못하고, 진지하게 임하지도 못하는 것 같다.

페이몬 고마웟

처음에 원신을 플레이할 땐 대사가 너무 유치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게임은 어느 정도 유치해야 하는 것 같다. 특히 그게 서브컬쳐 게임이라면 더더욱. 원신은 훨씬 가벼운 톤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대사의 분위기 자체도 그렇고, 개그 씬도 훨씬 많고, 대사도 짧고, 필요한 문장 부호도 생략할 정도다. 그게 모두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의도된 바인 듯 하다. 요즘에 원신의 전설 임무(캐릭터 스토리) 퀘스트를 하나 역기획해보고 있는만큼 이런 부분에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2-B. 캐릭터 디자인:

캐릭터 디자인의 측면에서 느끼기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했다. 원신보다 폭넓고 독특한 캐릭터 디자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선 매우 좋았지만, 살짝 뿌요뿌요 느낌은 있다. 그리고 그보다 우선 그런 캐릭터를 사랑하려고 하기에 스토리가 너무 구려서 매력에 집중이 안된다.

우선 그래픽적인 부분은 말해 뭐해. 모두가 극찬을 하는 수준으로 좋았다. 모델링에 있어 각도에 따라 살짝 찌그러진 듯 왜곡되어 보이는 면이 있기도 했지만, 이건 내가 모바일이라 그래픽이 최상의 품질이 아니기도 하고, 데포르메의 방식도 원신에 익숙하기 때문에 조금 더 부각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시해도 될만한 사소한 부분.

남캐의 경우 원신보다 취급도 좋고, 현재 나온 캐릭터 자체도 내 취향의 캐들이 꽤 많아서 좋았다. 원신은 대부분 미소년 느낌이 강한만큼 데포르메 상으로도 표현 가능한 캐릭터에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 흔히 말하는 쇼타 느낌의 캐릭터부터 잘 쳐줘야 슬렌더 근육 형의 미남 캐릭터 정도가 예쁜 미형으로 그려지는만큼, 내가 바라는 엄청난 근육질의 남캐는 꿈도 못 꾼다. 엄청난 근육질이라고 우기는 캐는 있겠지만. 무엇보다 모든 캐릭터가 어리다. NPC에서조차 중년 캐릭터가 나와봤자 거의 미형 그대로의 모델링에 수염과 주름만 추가될 뿐이다.

아래와 비교하면 확실히 어려뵌다

뭐...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건 이해한다. 원신 판은 남캐가 나오면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욕에 욕을 하곤 하니 아무래도 여캐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여캐들을 보면 정말 다양한 매력의 귀엽고 아름다운 캐들이 날 반긴다. 내가 봐도 빠져든다. 웬만하게 근육질의 캐릭터가 이미 다 만들어진 세계관에 녹아들기도 다소 어렵고. 그래도 북부대공 취향인 나한테는 최애 잡기가 엄청나게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도 원신에 정을 못 붙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애가 없어.

그런데 명조에선 처음부터 기염이나 모르테피, 카카루, 알토, 연무를 내놓았다. 감격했다. 특히 연무가 감동이다. '연무가 취향이다!'라기보다는 (그 모자는 너무 구리다) 앞으로 낼 캐릭터들 중에서 아주 먼 미래에, 아마 귀중한 캐는 아닐지 몰라도, 미중년 캐릭터를 기대해도 좋다는 것과 같이 보였다. 던파의 히트맨처럼 조금 더 넓은 취향으로, 조금 더 여성향에 친절한 게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멀리 안 가도 명조에 시뮬레이션 훈련을 담당하는 엄언이라는 NPC만 봐도 이 사람들 좀 치네 싶다. 나중에 정발해도 좋을듯... 오히려 이 쪽으로 원신이 공략하지 못한 여성향 팬층을 노려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 싶었던 엄언

거기에다 능양으로 보았을 때 미소년 느낌의 캐릭터도 충분히 가능한 게 보인다. 이전엔 퍼리라는 설정이 있었다는데 그것도 (호불호는 갈리더라도) 재밌었을 것 같다. 아무튼, 명조는 캐릭터 디자인의 폭이 훨씬 넓고, 이를 잘 활용한다는 느낌이다. 앞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넓다는 게 보인다.

하지만 조금 우려되는 건 아무래도 인상이나 컬러만 뭉뚱그려서 봤을 땐 지금 당장은 조금 자가복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아까 이야기한 남캐들도 사실 성격의 결이 조금씩 비슷하다. 능양과 카카루, 연무와 모르테피를 묶어서 보면 얼핏 비슷하다. 딱뚝콱, 혹은 고급진 능글능글... 알토만 로켓단 같은 설정으로 살짝 다르지만 로켓단은... 유일한 게 맞지.

그렇지만 그보다도 우려되는 건 컬러다. 나무위키에서 캐릭터 목록의 컬러팔레트를 봤을 때에 이걸 크게 느낄 수 있다. RGB와 무채색, 여기에 핑크 한 스푼에서 벗어나지 않는 컬러팔레트... 비슷비슷하다.

흑백적청녹핑 끝

특히 아래 씬을 봤을 때엔 무심코 "디자이너가 진짜 흑발 + 백발 브릿지 머리 여캐를 좋아하나부다..." 라고 생각했다. 이거 뿌요뿌요였으면 터졌어요. 스토리 상으로 흑발 + 백발 브릿지가 많은 이유가 없지 않고서야 "흑+백" 컬러 팔레트가 이렇게까지 겹치긴 어렵다. 여기에 설지도 추가되어야 마땅하다.

이거 뿌요뿌요였으면 터졌어요

그러나 자고로 캐릭터 디자인의 정석은 실루엣만 봐도 누군지 알 수 있게끔 할 정도로 특징을 잘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 여캐들은 기본 의상만 입혀놓고 머리를 풀어놓으면 구분하지 못할 것 같다... 물론 여캐는 성격은 각기 다르다는 면에서 다행히 뿌요뿌요는 면했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여러 요소를 조합하는 데 있어 겹치는 포인트가 적게끔 주의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건 이게 서브컬쳐 게임이기 때문이다. 서브컬쳐 게임은 일본식 덕질이 주된만큼 "모에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 한마디로 최애 캐릭터는 꽂히는 무언가의 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 거기에서는 컬러팔레트가 생각 외로 크게 작용한다. 나의 경우에도 무채색이나 탁색 캐릭터를 좋아하는만큼, 그런 머리 캐릭터가 많은 건 좋지만...

아직 이 게임에 갈색 머리, 짙은 녹색 머리, 보라색 머리, 하다못해 그 흔한 금발 머리 등이 나오지 않은 게 신기할 따름이다. 벨리나는 금발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녹색의 인상이 강하다. 전형적인 금발캐는 아니란 소리. 물론 앞으로 차근차근 나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첫 인상은 정말 뿌요뿌요다.

 

2-C. 세계관

중국 전통풍 사이버펑크 세계관. 거기에 소리와 파동과 같은 요소를 섞은 판타지...

이 중 "중국풍"이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섹션.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불호가 많고, 서양에서는 호가 많은 요소이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도 주변에 명조를 안한다던 지인들이 말한 이유도 "중국풍이 너무 짙어서"이다. 내가 봐도 그래보였다. 정말 모든 캐릭터가 이마에 "나 중국 캐릭터"를 쓰고 나왔다. 금주 성의 분위기도 그렇고.

나는 개인적으로 큰 거부감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부럽다는 느낌으로 세계관을 눈여겨봤던 것 같다. 중국과 일본은 자국의 전통을 강조한 세계관을 세계에 잘 수출해나가고 있는만큼 '나도 언젠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한국풍 세계관을 만들고 말테다!'하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기 때문에... 명조에서 거대 자본을 통해 표현한 아름다운 중국풍 판타지 세계가 너무 부러웠다... 사실 나아중에 한번 쯤은 동북공정 관련해서 우리나라에선 논란이 한번 될 것 같다는 예감도 들어서 더 배 아픈 것도 있지만.

그렇지만 그와 별개로 세계관에 아쉬운 점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묘하게 구린 도시 외관

의외로 그건 사이버펑크와의 결합이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도시 전체의 외관이 묘하게 못생겼다. 각 요소, 각 모델링 파츠만 놓고 보면 다 예쁜데 모아놓고 보니 어딘가 안 맞고, 묘하게 미감이 구리다. 특히 구리다고 생각했던 건, 초반에 금주 성에 입주하면서 도시 곳곳을 비출 때에 보였던... 기계사자상.

위풍당당하게 빛나는 구림

저게 뭐야. 진짜 못생겼어. 제법 경악스러웠다. 지인 중 누군가는 이걸 보고 버그 때문에 잘못 겹쳐진 물체 같다고도 했다. 왜 굳이 이렇게 한걸까... 뭔가 스피커나 우퍼스러운 기계를 머리로 만든 것으로 소리가 강조된 세계관임을 어필하고 싶은 것은 알겠지만, 음... 이건 아니다. 정말 따로 논다. 기... 기괴할 정도다... 모델러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이건 진짜 끔찍하다... 으악!

그게 아니더라도 전반적으로 도시의 모습이 아름답다거나 압도적이라는 느낌은 없다. 그냥 뭐. 사람 사는 곳 같고, 별로 특이한 것이 없어보인다. 군사 기지의 느낌도 매우 강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냥 딱딱하고 건조해보이지, 예쁘다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요소는 없다. 물론 그게 의도한 거라면 어쩔 수 없지만, 플레이어가 세계관에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도시인만큼 조금 더 압도감이 있어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 분명 중국풍과 사이버펑크를 합친 것이 큰 매력인만큼, 좀 더 예쁘게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텐데... 싶어서 너무 아쉬웠다. 당장 핀터레스트만 찾아봐도 저것보다 잘 만든 중국풍 사이버펑크 도시가 수십 개는 보일 거다.

 

하지만 건물 내부에만 들어가도 중국풍과 사이버펑크가 적절히 잘 결합되어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낸다. 절제되었는데 화려하다. '그래 이거지!'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세계관에 기대하던 어딘가 신비스러운 느낌. 어째서 이런 세계가 소리와 결합하고, 어떤 효과를 만드는 거지? 라며 궁금해지는 경관. 모든 경관이 이럴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도시 내부보다는 외부가 이러면 효과가 배가되지 않았을까, 싶어 아쉽다. 중국풍 잘 할 거면 잘 하지 왜... 잘 할 수 있는데 왜...

이거지이
이거쟈나

아, 추가로 금주 성의 구조는... 사소하지만 맵으로 길을 찾을 때에 불편한 도시다. 상하로 높이가 높아 각 층이 구분되어있는 도시인만큼 수직 상의 길찾기가 어렵다. 맵에서 보이는 수평면 상으로는 동일 위치에 도달했는데, 아무것도 없다. 겨우내 위로 올라가거나 아래로 내려가는 등의 과정을 거쳐 길을 찾지만 그것도 하다보면 조금씩 번거로워서 지친다.

그나마 맵에서 위아래를 표시하는 등 UI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UX가 좀 더 간편하게끔 개선되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하다못해 금주 성에만이라도 원신처럼 길찾기 루트를 빛무리로 안내해주는 등의 기능이 추가되면 좋을 듯. 큰 걸 바라진 않는다. 아무튼 적은 비용으로도 바로 나아질 문제이기 때문에 추후 업데이트를 기대해본다.

 

2-D. 액션

액션이야 말해 뭐해, 싶게 잘한 부분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입이 마르고 닳도록 칭찬을 하고 강조를 한만큼 이 부분은 나야 흠 잡을 것 없이 좋게 느껴졌다. 특히 액션 초보자의 입장에서 더더욱 좋았던 점을 강조하자면, 내가 잘하는 것처럼 느끼게 해서 엄청난 나데나데를 해준다는 점. 액션 초보자에겐 이 요소가 리텐션에 꽤나 중요하다. 내가 정말 컨트롤이 안 좋은데도 패링/회피 시간이 널널해서 정말 내가 게임을 잘 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는 점은 나로 하여금 좀 더 게임을 진행할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굿겜. 굿겜.

특히 원신에서는 느낄 수 없던 재미를 느낀 것이, 원신에서는 무언가 연계 공격을 생각해서 계속 캐릭터를 바꿔가거나 공격을 어찌저찌 이래저래 한다는 게 귀찮기도 하고, 그것이 다소 상급자 코스처럼 느껴져서 나처럼 뒤늦게 원신을 시작한 사람에겐, 특히나 이런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머리가 아프게 느껴진다.

일반 공격만 누르다 궁극기가 차면 궁극기를 누르는 정도의 액션만 즐기던 내게 명조는 회피와 패링을 통해 액션의 재미를 직관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기획자 지망생으로는 조금 안 좋은 습관이 들었던 것인데, 명조가 그 재미를 다시 일깨워줘서 조금 전투 쪽을 파고들 맘이 생긴다.

내가 쿠로게임즈의 전작 퍼니싱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이름이야 워낙 많이 들어봤던만큼 그 액션을 하는데 있어 믿음직스럽다는 사람들도 많다. 실제로 명조에 정착한 지인들 중 대부분은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인데, 액션 때문에 원신보다 명조가 좋다는 이도 있었다. 스토리가 잘 다듬어진다면, 어쩌면 액션으로 밀고 나가서 명조가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도?

특히 궁극기를 쓰거나, 캐릭터 전환을 할 때 나오는 컷씬들이 예술이다. 할 맛이 난다.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고, 조금 더 고도화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고도화할 수 있게 해주는 게임... 좋은 게임. 여타 전투의 요소는 원신과 비슷하면서도 더 낫다. 기획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훌륭히 잘 구현해낸 것 같다. 물론 전투에서도 일부 불편한 부분이 있다는 평도 있었지만, 난 어디까지나 초보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바를 이야기한다. 액션, 따라가기 쉽고 직관적이고 예쁘다. 나도 명조로 액션 초보자를 탈출할 수 있으려나? 할 수 있다면 좋겠당.

이와 같이 액션에 친절한 게임이라는 점은 내가 정말 명조에서 높게 사는 점이다. 더군다나 절벽 달리기와 로프도! 사실상 원신에서 내가 드물게 불만을 가졌던 것이 이 절벽을 타는 것이었다. 야숨에서 베껴온 시스템 중 하나인 것 같은데, 굳이 지형을 오르는 게 아주 큰 업적도 아니고, 엄청난 메리트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낑낑대며 올라야 해서 귀찮았던 것이다. 맞다, 난 별게 다 귀찮은 사람이다.

하지만 명조에서는 그냥 조금 더 많은 스태미나를 써서 절벽 달리기를 해서 호로록 올라갈 수 있다. 맨 마지막엔 한 손으로 모서리를 붙잡고 멋지게 위로 올라타는 모션이 특히 편리하다. 약간 단차가 있어서 거의 다 올라왔는데 바르작거리던 불편함도 해소하고, 그 명쾌함이 엄청나다. 이전에 경험한 게임들에서의 답답함이 싹 해소되는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로프의 경우에도 내 주변에선 몬헌같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나는 몬헌을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일단 확실히 재밌고 시원시원한 느낌이다. 이런 요소들을 통해서도 곳곳에 업적 달성용 미니게임을 만들어뒀는데 잘 해둔 것 같다. 소소한 개선 요소들도 확실한 플러스 포인트이다.

 

2-E. 시스템: ✦✦✦✦✧

4점이지만... 사실상 그 중 3점은 원신 덕이나 마찬가지다. 그냥 매우 익숙한 맛이다. 익숙한 원신의 맛. 물론 거기에 새로운 시도를 한 것도 좋았다. 정말 UI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시스템은 원신과 유사하다 못해 원신과 다를 바가 없다.

나야 그 덕분에 새로운 시스템을 하나하나 알아가느라 머리가 깨질 일은 없었다. 그냥 이렇게 원신라이크 장르가 개척되는 것일지도 모르고. 원신도 애초에 야숨이나 다른 게임을 많이 베껴온 게임이다보니 할 말은 없을 거다.

그렇지만 나머지 1점의 몫은 명조가 그 안에서 시도한 것에 방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에코 시스템.

사실 나는 원신에서 필드를 탐험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찾지 못하고, 필드 몹이 나타나도 그냥 피해다니기 일쑤였다. 귀찮으니 퀘스트만 후딱 깨야지, 라고 생각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하지만 에코 시스템은 그에 대한 명확한 당위성을 부여하고, 각각의 필드몹에 대해 집중하게 만든다. 심지어는 보스마저도 흡수할 수 있게 해놔서 간지나는 오토바이도 탈 수 있다. 우하핫.

여러모로 흥미로운 시스템이다. 그리고 사실 이걸 보면서  여러 직군의 개발자들이 갈려나갔겠다 싶기도 하다. 물론 스킬이야 원래 몹마다 개발해서 있었겠지만 그래도 각각의 에코를 다 하나씩 만들어야 했을 것 같은데... 심지어는 로그라이크 이벤트성 필드에서는 직접 그 몹으로 변신해서 싸우기도 하는데... 왐마야.

필드몹인데도 짱쎄보임

또 능양 퀘스트에서 갑자기 횡스크롤 게임이 되는 부분이나, 다양한 미니게임을 활용한다는 점은... 이따금 귀찮을 때도 있긴 하지만 매번 똑같은 퀘스트를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듯 해서 플러스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와는 달리 일반 임무 중에선 단순히 NPC를 따라다니면서 말 몇 번 걸어야 끝나는 퀘스트들도 더러 있어서 두 양상의 퀘스트가 더더욱 비교된다. 전자의 퀘스트를 겪다보니 후자의 퀘스트는 정말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데 왜 하라는 거지 싶다.

특히 일호 씨의 만담 관련 퀘스트는 정말 말 걸고, 오브젝트 상호작용하고, 말 거는 걸로 끝나서... 더더욱 왜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음... 아무래도 퀘스트를 제작할 때의 비용 격차가 큰 것 같기도.

나 이거 잘해
이건 못해
이건 왜 하란 건지 모르겠어

아, 그리고 또 맘에 드는 부분은 고양이 강아지와 놀아줄 수 있다는 점. 먹이도 줄 수 있다. 고양이 강아지가 신나한다. 이 점만큼은 정말 최고의 게임.

굿겜 굿겜

모든 시스템은 준수하다. 그러나 그 중에서 뭔가 명확하게 명조만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특장점은 거의 에코 시스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특장점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스템이 완벽하다기엔 어딘가 허술하거나 허무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곧 있으면 멀티플레이 기능도 열릴텐데 이걸 체험해보면 또 달라질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시스템은 아직 뭔가 2%가 부족하다. 아는 맛인데 소스 조금 더 넣어준 느낌. 나쁘지는 않다.

 

2-F. 기타: ✦✦✦✦+

아직까지 명조는 스토리 설명이 불친절해서 캐릭터 각각을 파고들기엔 매력이나 재미가 없지만, 그래도 앞으로를 지켜보면서 드문드문 플레이를 해나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마 그렇게 간간이 플레이를 하다 접고, 나중에 신규 캐릭터 소식과 함께 소문이 돌 때 즈음 다시 돌아오겠지.

무엇보다 그런 의지를 강하게 하는 것은 제작사인 쿠로게임즈다. 확연히 소통하려는 의지가 강해서 좋다. 김실장님 유튜브에 나온 걸 봤는데, 한국 유저들에 대해 신경쓰고 있는 모습을 눈여겨보게 되었다. 그리고 고양이들이 귀엽더라. 지금도 출시한지 며칠 안 지났는데 벌써 패치/업데이트가 21개인가 되어있고, 5성 캐 하나를 바로 주고,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 곧바로 인정한 뒤 개선을 위해 정말 노력하고 있다는 걸  느껴 감동이었달까.

물론 여기에 더불어서 최적화가 아주아주 구리다는 평이 있지만... 나는 사실 그렇게 크게 느끼진 않아서 (진짜 둔감함.) 요 부분은 생략. 잘 아시는 분들이 더 잘 설명해주실 거라 믿는다.

결론, 원신에 비해 크게 새로운 맛은 없고, 군데군데 발전할 부분이 보이지만, 유저는 꼭 새로운 맛을 원하는 게 아니기 마련이다. 액션의 맛은 확실히 좋기 때문에, 원신의 대체품이 필요하다거나 원신에서 액션이 부족하다 느낀 사람은 명조가 제격이다.

한 마디로, 그리고 사장님이 친절해요.

빼드로야 내가 물 위를 걸어야 믿겠느냐

 


 

3. 마치며

재밌는 건 이 글을 쓰면서 그래도 명조에 대한 호감도가 조금 더 올라갔다는 점 정도?

스샷을 찍어가고 장단점을 기록해가다보니 여기에 개발진의 노고가 많이 들어가 있는게 느껴져서 더 많이 공감이 갔달까. 그래, 그 누가 구린 게임을 만들고 싶었겠는가. 특히 스토리의 경우에도 뭔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세계관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식의 함정에 빠져버린 시나리오 라이터가 쓴 것일 듯 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힘내요, 앞으로 지금 쓴 내용은 거의 갈아엎어야 할지도. 일단 저는 그걸 차라리 추천합니다. 첫 부분은 아예 다시 써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아니라도 주변 지인들이 4막부터는 스토리가 꽤 괜찮아진다고 해서 나름 기대가 된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계속 플레이하다보니 결국은 4막을 진행하고 5막에 들어서고 있는데, 확실히 금희를 만나고 나서는 좀 스토리가 이해 가기 시작하는 것 같다. 최소한 누가 어느 편인지는 파악이 얼추 된다. 정말 결국 스토리는 세력 싸움을 잘 보여주는 게 중요한 거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내 적인지를 명확히 알려줘야만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니까. 게임 시나리오는 지역과 세력에서 비롯된다는 말이 틀린 게 하나 없다.

여러모로 마음이 가는 게임이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닐 뿐. 한편으론 중국 게임이 정말 빠르게 발전해나가고 있는 것 같고, 이와 또 비교되게 비슷한 원신라이크를 개발한다는 넥슨의 DW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생기고 어떨까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어서 조금 긴장하는 중. 어쨌든 많이 플레이해보고 많이 고민해볼만한 부분이 있는 게임, 명조였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야지.

 

아래는 쪼끔 웃겨서 가져온 스포일러.

스(피드)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