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졸업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
내가 융합전공으로 선택한 학과는 졸업 작품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 어차피 게임을 만들고자 들어간 학과인만큼, 이 참에 내 힘으로 게임을 하나 만들어보기로 했다.
문제는... "혼자서."
사실 난 게임 기획과 아트는 무엇이든 어느 정도 수준 이상 커버 가능하다. 지금까지 그걸 위해 많은 게임 프로젝트에 참여를 해온 것이니까. 심지어 현재 학기엔 사운드디자인 수업을 듣는만큼, 어느 정도의 SFX도 커버가 가능해질 거라고 오만하게 생각해본다. (어디까지나 '이론상 가능'이지만.)
그렇지만 나는 프로그래밍적인 스킬이 많이 부족하다. 물론 시도는 해봤다. 게임 프로젝트에 여러 차례 참여한만큼 유니티와는 조금 친숙하다. 또 프로그래머와의 소통을 위해 어느 정도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싶어서 학교의 객체지향프로그래밍 수업도 들어봤다. 그런데 이 C++수업, C+ 맞았다. 내 인생 최악의 학점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그 이전, 그 이후로의 수업은 대부분 A대이고, B대 학점도 한 손에 꼽는다. B0 이하를 내려간 학점이 없었다. 그런데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C대 학점의 영광을 C++이 가져갔다.
내가 C++을 배우며 느낀 점은, 확실히 난 프로그래밍적 사고를 배우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겠다는 것. 이미 난 문학적 사고인지 예술적 사고인지 뭔지 모를 사고가 뇌에 깊이 박혀있었기에 "느낌적인 느낌"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했기에 프로그래밍 로직과 컴퓨터와 소통하는 방법이 낯설기만 했다. 내겐 정말 익숙지 않았고, 그 사고를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상속을 배우면서는 붕어빵 틀이니 뭐니 하는 비유를 열심히 이해해보려 애썼고, 내가 이해한 게 맞냐며 프로그래머들에게 열심히 설명하며 물어보면 "어... 맞긴 한데 그거랑은 조금 다르긴 해."라는 답이 돌아왔다. 어찌저찌 그 이후로도 이해는 했는데, 활용해서 실전에 도입해보면 왜인지 모르게 안된다. 돌아는 가는데 예상한 결과가 안 나온다. 결국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소리다.
아직 프로그래밍과는 서먹한 사이인데, 그런 내가 혼자서 게임을 만든다니.
1. 같이 만들 친구 없어...?
그럼 프로그래머를 구해서 함께 협업하여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다. 나도 그러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도 그렇게 프로그래머를 연결해주는 동아리도 있고, 심지어는 개인적으로 코딩 커미션까지도 알아봤다. 하지만 내 상황이 그렇게 녹록치 않다.
우선 나는 지금 이미 팀 단위의 게임 프로젝트를 두 개 하고 있다. H프로젝트와 D프로젝트. H의 경우에는 내가 팀장을 맡고 있는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만 한다. 내가 할 기획 업무는 거의 끝난 것이나 다름 없고, PM 업무도 다른 기획자 분께 맡겨서 그쪽 업무는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아트 쪽 일은 한참 부족해서 거드는 중이고, 아무래도 팀장인만큼 프로젝트 내외부에 대해 여러모로 신경쓸 바가 많다. D의 경우에는 우선 얼리억세스 버전이 출시된 시기이기에 당장은 안정된 상황이지만, 정식 출시 이전, 대대적인 수정을 거쳐야 하는만큼 시나리오 기획으로 전향한 나의 업무가 막중하다. 아주 급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노력해서 결과물을 내야만 팀이 굴러간다는 소리.
이 뿐이 아니다. 이전에도 언급했듯 나는 프리랜서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로 일하는 중이다. 이건 아무래도 공적 사안이니만큼 더더욱 전력을 다해야 한다. 현재는 그 쪽에서 날 좋게 봐주셔서 업무가 순탄히 흘러가는 중이고, 계약도 잘 연장되었다. 또 그쪽에서도 나의 학업을 비롯해 여러 사정을 잘 알고 이해해주신다. 그러나 그렇기에 당연히 그에 맞게끔, 최선을 다해서 기대 이상으로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내려 노력해야만 한다.
그리고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난 대학교 1학년까지만 해도 내가 융합전공을 신청할 줄 몰랐기 때문에 수업 학점을 매우 널널하게 들을 거란 생각을 가지고 있어 교양 수업만 듣고 학점도 적게 들었던 터라 지금 와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다. 한마디로 막학기까지 18학점 풀로 채워서 들어야 한다는 소리다. 그러므로 졸작 플젝 수업 외에도 듣는 수업이 많다.
또 욕심이라면 욕심이지만, 게임 업계는 하반기, 11~12월 즈음에 채용 공고가 몰리는만큼 다음 학기부터는 지원이 가능할 수 있도록 쫌쫌따리 취업 준비도 해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서 하는 모든 경험이 나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얻을 수 있는 바를 철저히 계산해서 우선순위를 매기는 중이다. 포트폴리오를 만들거나, 훌륭한 직무 관련 경험이 아닌 일들은 모두 내게는 뒷전이다. 지금이야 본격적으로 준비한다기보다는 관련 도서나 강연을 통해 정보를 얻고, 공고를 체크하며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거나 포트폴리오에 대해 조금씩 공부하는 정도이지만 하반기 채용 시즌이 다가오기 전엔 분명 그 우선순위가 훅 오를 것이다. 아직 난 내게 있어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므로.
하는 일이 너무 많다. 지나치게 과하다. 나도 안다. 거기다가 졸업 작품도 추가하는 것이다.
당연히 나도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 아니었다. 각 업무에 대해 전력을 쏟아붓지 못하는 데 대해서는 죄송스럽고 후회스런 맘도 가지고 있다. 심지어는 올해 1월, 신년 계획을 세우며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임을 미리 계산하고 나서는 나의 올해 목표로 "일 늘리지 않기"를 대문짝만하게 적어두었을 정도.
그러나 그럼에도 당당하게 나는 각 업무에 최소 1인분을 초과하는만큼의 작업은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나는 내 자신을 잘 알기에 내가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난 번아웃이 오지 않기 위해서 내가 언제, 어떻게 쉬어줘야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내가 아는 한 나의 최대 효율을 내는 중이다.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챙길 것은 과감히 챙긴다.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내 뇌를 믿지 않고 기록을 믿으며 가능한 빈틈 없이 생활을 한다.
물론 그럼에도 지금 하는 업무는 과중하다. 이건 나의 실책이 맞다. 그럼에도 어느 하나 포기하지 않는 것은 그게 내가 감당 가능할 수준이기 때문이고, 내게 있어서는 또다른 도전과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올해만큼은 즐거움이 조금 줄더라도 그만큼의 성과가 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는 게 더 가치 있게 느껴졌다. 이렇게 연애하는 것도, 게임하는 것도, 놀러나가는 것도 사치라 이야기할 정도로 바쁘게 사는만큼, 졸업 작품 또한 그만큼의 의미를 가져야만 한다.
그러므로 내 졸업 작품의 근본에는 "다른 업무에 방해되지 않되,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라는 뼈대가 세워지게 되었다. 여기에서의 방점은 '의미가 있는' 이다. 시간은 솔직히 어떻게든 낼 수 있고, 품도 얼마든지 내 선에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 자체가 내게 어중간한 의미를 가지게 되면 내게 이 졸작은 한낱 시간 낭비 밖에 되지 않게 된다. 바쁜만큼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만 했고, 그러기 위해선 동기 부여가 필요했던 것도 그 이유에 한 몫 했다. 얻어갈 것이 없는 그저 그런 프로젝트를 할 바엔 차라리 바빠 죽는 한이 있더라도 뭔가 얻어가고자 했다.
이런 이유로 프로그래밍과의 협업을 포기했다. 협업을 하게 된다면 내가 할 일에 있어서는 품이 확연히 줄어들겠지만, 이미 그렇게 진행한 프로젝트 경험은 수두룩히 많은만큼 뭔가 새롭게 얻어가는 것이 없었다. 또, 타인이 졸업작품에 관여하게 되었을 때의 리스크도 컸다. 소통도 문제고, 바라보는 방향성도 문제다. 더군다나 들은 바가 있었다. 우리 학교에는 이전에 언급했던 프로그래머 연결 동아리가 있다고 했는데, 내 지인 중 하나가 그렇게 졸작을 진행했다가 플머가 탈주하는 바람에 난항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런 위험을 겪을 바 차라리 간단한 게임을 나 혼자 만드는 게 훨씬 안전하다고 봤다.
혼자서 만드는 간단한 게임, 그건 큰 프로젝트에서 더 규모가 크고 매력적인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의미가 없지 않냐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혼자 만들게 되는 이 졸작에서는 분명히 내게는 큰 메리트가 될만한 요소가 있다.
바로 언리얼BP.
항상 언리얼을 배워보고 싶었고, 특히나 노드를 활용한 비주얼 스크립팅을 배워보고 싶었다. 나는 프로그래밍적 사고를 어려워하긴 해도 그 용어에 대해 대략적인 감은 잡고 있었다. 때문에 이것이 시각화가 된다면 분명 이해가 더 쉬워질 것이라 느꼈다. 그래서 이 참에 그 쪽을 공부해보며 실전에 뛰어들자는 생각이 들었다. 유니티도 다 못하면서 언리얼을 하냐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더더욱 리프레쉬되는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아직까지는 게임 제작에 있어 유니티 코볼이나 볼트보다 언리얼BP가 더 비주얼 스크립팅에 있어 조금 더 A-Z 게임을 만들기엔 친화적이라고도 하며, 현업에서도 이쪽을 쓰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했다. 그렇게 교수님께도, 지인들에게도 정보를 물어보며 언리얼BP를 활용해 개발하는 쪽으로 맘을 굳혀갔다.
2. 분명 언리얼BP 뿐이었는데...
그렇게 해서 언리얼BP 쪽으로 마음이 기울게 되고, 심지어는 기초 강의도 인프런에서 다 들어보면서 할만하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나 추후 더 자세히 서술하겠지만, 내가 사용하려 하는 시스템은 여러 수치나 요소를 연결해야 하는 RPG형 시스템인데, 유니티에서 직접 코드를 한줄 한줄 써가며 구현하는 것은 그닥 자신이 없던 차였다. 그에 있어서도 노드를 사용해 시각화된 스크립트를 만드는 것이 확실히 내가 이해하고 적용하기에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던만큼, 언리얼BP의 매력에 점차 빠져들며 자신감과 희망이 생겨갔다. 언리얼이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그치만.... 갑자기 언리얼에 대한 원대한 꿈은 잠시 접어두게 되고, 프로토타입까지는 유니티로 만들게 됐다.
프로토타입을 다른 엔진으로 만든다는 건 내 상황에 있어서는 번거롭기만 하고 쓸데 없는 과정이다...는 걸 알지만... 이건 학과 과정의 문제로 어쩔 수 없었다. 내가 들을 수 있는 졸작 수업 중 게임 엔진을 다루는 수업은 하나밖에 없었는데, 거기서는 유니티를 가르치므로 결과물도 유니티로 나와야 했다. 이에 대해 혹시 다른 방법이 있을까 문의를 드렸으나 어쩔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융합전공을 선택한만큼 4학년 수업으로 들을 수 있는 과목이 (타 학과의 수업 내용와 겹치지 않아야 하므로)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언리얼 수업이 거의 하나 정도밖에 없었다. 그래서 애초에 우리 학과에서 언리얼 졸작을 만드는 것이 힘들었다. 아무래도 우리 학과는 신설 학과인만큼 이걸 알기엔 어려웠다. 애초에 언리얼 프로젝트로 졸작을 만든다는 사람이 내가 최초일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다시 유니티로 만들기엔 이미 게임 기획이 구체화된 상황이었던만큼, 기획을 바꾸거나 RPG시스템 구현을 하는 데에 더 오랜 시간이 들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지, 그럼 부딪히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초적인 맵 이동 정도만 간단하게 유니티로 만들고, 이번 학기 말까지는 심미성과 스토리 구성에 신경쓰기로 했다. 한 마디로 수업 중엔 아트 리소스를 뽑는 것에 치중한다는 말. 이게 가능해서 다행이었다. 왜냐하면 이 졸작 수업은 애초에 예대 쪽 수업이기에 엄청난 게임 시스템의 구현보다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심미성을 원활히 게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목표인 수업이며, 수업을 듣는 학생도 전부 나를 제외하곤 모두 게임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아닌만큼 교수님의 기대치도 한참 낮기 때문. 이에 교수님께도 나의 특수한 상황을 말씀드려 허락을 받았다. 교수님께서도 우리나라에서 취업을 목표로 하는 게임 기획자는 유니티보단 언리얼BP를 배우는 게 훨씬 유용할 것이라며 수긍하셨다.
그렇게 학기 중에는 프로토타입만 만들고, 방학 때에 있는 리소스로 빠르게 언리얼 버전을 구체화하고 만들어나가면... 시간이 빠듯하긴 하지만 가능하긴 하다. 졸업 사정회까지 힘내야 했지만... 애초에 내가 소 잡는 칼로 닭을 잡으려 한 탓도 있기도 하고, 간당간당하지만 감당 가능한 수준이니 도전해보기로 했다. (라임 쩐다.)
3. 뭔 게임을 만들길래...
그... 먼저 머쓱한 결론.
또 한국풍 게임 만들 거다.
게임을 구상하기에 앞서 현실적인 제약과 개발 비용의 제약, 개발 능력의 제약 등 많은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초기 기획을 할 때에는 최대한 이것을 배제하고 생각하려 했다. 그렇지 않으면 전부 안되는 아이디어만 한가득이니 쳐내고 쳐내서 재미 없는 게임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내가 하고 싶은 바와 현실적으로 정말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할 부분들을 쭉 나열해보고, 이에 대해 우선순위를 설정해서 쳐낼 부분을 쳐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노션에 쭉 써내려간 뒤에 포기하지 못하는 욕심을 하이라이팅 했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이유, 저 부분까지 포기한다면 의미 없는 졸작이 될 것 같았다. 어찌되든 졸작의 목적은 자신이 배운 바를 활용해 포텐셜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능력 최대치"를 뽐낸 작품을 만드는 것이지 않은가? 그러므로 반드시 보여줘야만 하는 나의 강점,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는 할 수 없는 경험들, 그리고 완성도를 위해 노력할 부분을 추려 저렇게 남겨뒀다.
저 중에서 출시와 관련된 일정은 당연하게도 큰 꿈이고, 멋지고 장황한 미래다. 아마 안할 가능성도 크다.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개발부터 집중할 것이다. 특히 글로벌 출시같은 경우엔 더더욱. 이럴 때 느끼는 거지만 정말 영어 잘하는 건 정말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큰 메리트가 되는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추려진 여러 포인트를 토대로 타겟층을 선정하고, 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다양한 요소를 조합하고, 해체하고, 접목해봤다.
그리고 나의 게임을 대충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플레이어가 자신의 생년월일시를 입력하면, 이를 통해 해당 플레이어의 사주를 출력한다. 사주에는 음양오행이 8자로 구성되어 나오는데, 그 음양오행의 수치가 전투 속성과 수치가 되는 것이다. 진정 자신의 운명으로 플레이하는 게임. 이런 시스템을 통해서라면 플레이어가 게임 속 주인공에 더 자연히 몰입하게 될 것이라는 (일종의 꼼)수를 써봤다.
아마 만세력DB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약간의 문제가 생겨 이 사주를 도출하는 과정이 아주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을 듯 하다... 슬프다. 하지만 이걸 하려고 열심히 찾아보니 아무래도 내가 네트워크와 백엔드까지 건드려야 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는 그래도 정확한 결과를 내는지 알기 어려울 듯 하여... 비용해 비해 리스크도 너무 크고, 이걸 지금 상황에서 지속하는 건 미친 짓이라 안타깝지만 지금으로썬 포기했다. 흑흑. 그래도 SQL까지 건드려가며 최대한 해결해보려 노력 중이다. 프로그래밍과 친한 척 하기 대작전의 확장.
또한 사방신을 이용해 적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며 이런 특성을 더욱 살리는 중이다. 가령 백호는 금 속성을 상징하고, 현무는 수 속성을 상징한다는 것인데, 이에 따라 백호는 금 속성이 많아 금을 활용한 공격이 매우 강력한 반면 화 속성은 부족하기에 이에 대응하게끔 목 속성으로 공격을 해야한다던지...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 수라(적) 죽이기!를 반복 해나가기만 하는 뻔한 시스템, 뻔한 스토리라인은 최대한 피하게끔 나름의 퍼즐과 나름의 반전 요소도 넣어두었다. 스포일러라서 아직 말은 못하지만, 가능한 한 간단한 시스템을 활용해 짧고 강력한 임팩트를 주려고 노력했다. 아직은 다듬을 부분이 많지만, 잔 뼈대까지는 다 만들어진 상태.
지금은 말로만 설명해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일단 5월 즈음까지는 최대한 시각화해서 알아볼 수 있게 하거나, 프로토타입까지는 만들어보려 한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나는 이 아이디어를 반 년 전부터 생각해온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파묘 유행이라든지, 우리 동아리에서 진행하는 다른 프로젝트라든지 하는 다른 곳에서 영감을 받지는 않았다. 나는 그냥 한국 전통 요소를 게임에 활용하는 걸 무지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다. 진짜다. 이건 내가 지금까지 진행해온 모든 프로젝트를 보면 알 수 있다. 우하하...
4.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뭐 더 있겠나요, 열심히 해야죠... 가 결론.
솔직히 막막한 것도 사실이다. 제 시간 안에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어서 각 부분에 걸릴 시간을 대략적으로나마 써서 정말 세세한 마일스톤까지 짜봤다. 이제 시작인데 과한 것도 같지만... 그래도 안했다가 나중에 촉박해서 생각했던 부분을 전부 포기하는 것보다야 낫다. 아직 본격적인 시작을 하지 않은만큼 저 중에서 더 걸릴 일들도, 덜 걸릴 일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대한 널널하게 설정한 후 "각을 보는" 과정인 거다.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아마 다른 업무에서 큰 변수가 생기고, 그것이 졸작을 포기할만큼이나 중대하다면 그 땐 모든 계획을 엎고 아주 간단한 포인트앤클릭형 게임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렇게 시작한만큼, 하는 데까지는 해보는 게 중요한 거지. 그냥, 이 때 하지, 언제 하겠나라는 말이 계속 맴돈다. 뭐 대학교 4학년이면 이런 고비도 있기 마련이다. 일하는 게 즐거운 내 성향이 정말 다행이고 고마울 따름이다.
화이팅 해야지.
'[일지] 게임 제작의 발자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U] 개발 일지 #02: 나는 프로그래밍이 정말 적성에 안 맞나보다 (0) | 2024.05.20 |
---|---|
[동아리] 내가 성인이 되고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는 이 동아리에 든 것이다. (0) | 2024.05.01 |
[게임잼] 2023 넥슨 대학생 게임잼 <재밌넥> 참가 후기 및 회고 (6) | 2024.02.28 |
[개인] 2D 아트 하던 제가 시나리오 기획을 한다구요?! (1) | 2024.02.13 |
[개인] 2023 회고: 나를 인정하는 시간 (2) | 2024.02.06 |